9월 3-4일 총 이틀간 시험을 보고, 이후 푹 쉬었다.

보통은 쉬더라도(ex. 방학, 휴학) '최소 10시 전에는 기상', '책 한 장이라도 볼 것' 등 암묵적인 압박과 룰이 있었는데

이번 시험 끝나고는 정말이지 내가 하루 종일 잠을 자든, 게임을 하든, 방탕하게 살든 그 누구도 말리지 않아서

너무... 신기했다. 인생 최초로 온전한 휴식을 맞이한 느낌.

 

마음만 먹으면 생활패턴을 재정립할 수 있었던 내가 이런 휴식에 절여지면서, 루틴 정상화에 조금 애를 먹고 있다.

이런 생활은 정말이지 처음이잖아. 너무 달콤하다.

 

 

컬러렌즈를 샀다. 사실 이전에 대용량 컬러렌즈를 사 본 적은 있는데, 나랑 잘 안 맞아서... 손이 안 가게 되어버려서... (7만원 날렸다.) 그런데 뭔가 try는 해 보고 싶어서 이번엔 4개짜리 소용량 데일리 렌즈를 구매해 보았다. 4개짜리라고 해봐야 나는 시력이 짝짝이라 4*2=8개를 사야 했지만. 결과는 만족이다. 사실 렌즈를 낀 티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난 그게 맞다.

 

 

모네 인사이드를 다녀왔다.

8월에 일찌감치 얼리버드로 신청해 두어서 비교적 저렴한 값에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림이 매우 아름답고 영상미도 훌륭해서 꽤나 몰입하며 봤던 전시였다. 그런데 영상 전시 특성상 즐길거리가 풍부하지는 않아 제값 주고 오기에는 조금 고민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나 어렸을 적에는 아주 강렬하고 컨셉추얼한 작품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었는지 자연 뭐 그런 게 좋아지더라. 모네의 그림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분명 그려낸 것일 텐데 어떻게 이 정도로 생기 있을 수 있을까? 풀이 살아 흔들리는 것 같고, 물결이 내게로 흘러 들어오는 것 같다. 그런 감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이 날 함께 전시를 본 체리님과 식사...

딤섬이라는 걸 처음 먹어 봤는데 만두 같고 맛있었다. 근데 이제 만두보다는 속 내용물의 식감이 꽤나 두드러지는!

 

체리님이 사 주신 귀한 음료와 쿠키... 나 저 쿠키에 굉장한 추억이 있다(사실 굉장하지 않음). 자그마치 11년 전 중학교 1학년 때, 주말 무슨... 체험 과제?로 생과고에 가서 제과제빵 체험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얼레벌레 치즈타르트와 저 쿠키를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 실습하는데 갓 초등학교 졸업한 애들까지 끼워줘야 했을 언니오빠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ㅜㅜㅜ아) 암튼 둘 다 내가 살면서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너무 황홀했다. 특히 쿠키는 먹어치우는 게 아까워서 꽁꽁 숨겨 아껴두고 먹으려 했었다. 근데 그러다 상했다. 마음이 아팠다 끝.

암튼 그래서 눈에 보이기만 하면 먹구 싶다 상태가 됩니다 ..

체리님은 마음이 따뜻하고 상냥하신 분 

 

 

네일팁... 이라는 걸 붙였다.

붙이기 쉽기는 한데 오랜만에 하니까 너무 불편해서 족쇄 같았다. 꾸밈노동은 자해가 맞습니다 젠장 (개인 의견)

 

 

학교 후배와 시현하다에 갔다. 말이 후배지 우린 친구로 만났다. ㅋ

원래 깔-끔한 사진 하나 찍어놓고 유튜브 프사나 할까 싶었는데 글쎄 친구가 학위복을 대여해 온 거다.

졸업할 때 학위복 대여해서 시현하다 찍어야지-생각하던 나로서는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막상 졸업식날 오면 정신없을 것 같아서...ㅋㅋㅋㅋ

그리고 원래는 학위복에 새파란 배경 넣어야지 했는데 이 자리에서 마음이 바뀌었다. 요즘 하얀색에 꽂힌 탓인지 그냥 베이직하게 찍고 싶더라. 그래서 나만의 졸업사진 하나 챙겼다. 헤헤

원본은 졸업할 때 올려야지-

배울 점이 많은 칭구 오랜만에 봐서 좋았다.

 

 

기분이 좋지 않아 부평으로 아주 잠깐 외출을 한 날이었는데 소품샵에서 귀여운 친구를 보았다.

위드유상점이 이전을 했나? 아마 그런 듯... 매장도 넓고 깔끔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타코야끼를 포장했다. 아 맞다 우리 동네 쪽에 타코 가게가 생겼다. 야호!

 

 

딸기 무슨... 레모네이드. 스포츠 음료 같기도 한 달달구리 상큼한 맛이었다.

간만에 카페에서 여유롭게 독서해야지-하며 갔는데 마침 구석에 꿀자리가 남아 있었다.

착석하고 기분 좋게 핸드폰을 놓는데 그만 컵을 쳐버렸다. ㅋㅋㅋㅋ ㅠㅠ 책이랑 바지에 음료가 쏟아지는데 너무 황당해서 몇 초간 굳어 있었다. 약간 뭐지 싶었던 듯...

직원분께 너무 죄송하다구 말씀드리고 같이 치웠다... 근데 스벅은 쏟은 음료 새로 만들어주더라. 감사했다ㅜ 책은 잔뜩 젖어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조금 수습했다. 그것도 선물 받은 책이었는데 속상하다.

 

 

8월에 황.켕 단독 팬미팅 못 간 게 한이 되어서 팜트리 아일랜드 갈라콘을 갔다.

사실 자리값이 보통 아닌지라... 환불할까 말까 한참 고민했는데, 유예 생활에 들어가기 전 공연 하나라도 못 보면 너무 슬플 것 같았다. 

이 날은 날씨부터가 쾌청하니 완벽한 날이었다. 점심을 먹지 못해 억지로 들어간 과자점의 빵이 맛있었고, 자리도 너무 좋았고. 공연은 말해 뭐해. 기대를 훌쩍 뛰어넘은 최고의 콘서트였다. 배우들의 기량은 물론이고 셋리와 조명 연출까지... 너무 황홀해서 첫 넘버부터 울 뻔했고, 케이가 나올 때마다 자꾸만 눈물을 억눌러야만 했다. 뮤지컬 보면서도 느꼈지만 나는 케이를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케이는 노래만으로 나를 살게 하는 사람.

 

 

꾸마와 롯데월드에 갔다. 어찌나 좋은 계절인지 "오늘 날씨 짱이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한 것 같다. 교복을 대여하러 가는 길도, 반납하고 오는 길도 힘들었지만 기분만은 날아갈 것 같았다. 딱 놀이공원 가기 좋은 날이었다.

큰 맘 먹고 구매한 매직패스 프리미엄권은 다 못 썼지만. 그럼에도 즐길 것 다 즐기고, 볼 것 다 보고, 먹을 것 다 먹었기 때문에 후회가 없었다. 네 시 입장해도 아홉 시 폐장이면... 엄청 여유 있는 거 아닌가? 다섯 시간 동안 뭘 하지? 생각했었는데 큰 오산이었다. 구경만 열심히 해도 시간이 후딱 간다!

 

 

꾸마가 찍어준 나. 이 날 내 사진을 어찌나 많이 찍어줬는지 우리 둘 사진을 합쳐 보니 500장이 넘게 나왔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내가 앞장서 걸어갈 때마다 나를 찍어주어서... 추억 조각이 많이 남았다. 고마웡.

매직패스 덕분에 어트랙션 대기는 거의 하지 않았으나 포토존을 위해서는...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분명 하늘 파랄 때 줄 서기 시작했는데 우리 찍을 때쯤 되니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데 마침 매직캐슬에서 불꽃...?이 피어서 장관이었다. 사진에 예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ㅎ 그마저도 특별함으로 추억될 수 있는 요소.

 

이거 쓰고 있으니까 단비도 보고 싶다 ... (진심 단비 얘기 계속 한 듯)

 

 

아니 생일날 매드포갈릭 간 사진 불러오려고 했는데 왜 안 불러지지...?

암튼 생일쿠폰 써서 꼭 바나나 크레이프 어쩌고를 디저트로 드세요. 아주 맛있답니다!

 

우리집 구성원 생일날에는 엄마께서 아침으로 한상을 가득 차려 주신다. 미역국, 갈비, 잡채 기타등등...

올해 내 생일 전날에는 할아버지 산소를 다녀오시느라 매우 힘드실 거라고 예고를 하셨다. 저 상을 다 차릴 여력이 없을 거라는 뜻이었다. 솔직히 받는 입장에서 감히... 이해한다? 같은 말을?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힘들게 해 주시는 게 감사한 거지. 

근데 아침에 나와 보니까 동그랑땡 새우튀김 오징어튀김 멜론 샐러드 소고기구이 등등이 차려져 있었다. 비명을 지를 뻔했다(...). 시제품을 활용한 거라 미안하다고 하셨지만 나는 황송해서 죽을 뻔했다.ㅜ

 

 

연심님과의 만남. 오랜만인 것 같지만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야 비교적 잦은 만남이다. 내가 1차 이후로 사람을 안 보고 다녔으니ㅎ

(까지 쓰고 티스토리를 닫았는데 다시 들어와보니 벌써 11월 말이다. 오 맙소사)

이 날 연심님으로부터 받은 블루보틀 텀블러... 커뮤터 컵?은 요즘도 요긴하게 쓰고 있다. 요즘, 이라기엔 이걸 특히나 잘 사용하고 있다. 스벅 텀블러와는 비교도 안 되는 보온력에 컴팩트한 사이즈... 너무나 편하다. 다른 컵에는 영 손이 가지 않을 정도. 헤헤 

성수에서 먹은 것도 구경한 것도 너무 좋았는데 날씨 좋을 때 또 가고 싶다. 언제쯤 다시 서울을 갈 수 있을까? 겨울에 학원을 갈 생각이긴 하지만... 히히

 

겨울에 라니,

몇 년 전의 11월 말은 참 추웠는데

요즘은 그저 따뜻하기만 하다. 뽀글이를 입으면 덥기까지 하다.

혼란한 21세기의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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